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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둑괭's 잡다구리한 이야기들, 보고, 듣고, 느끼고, 행동한 것들. 도둑괭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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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월의 마지막 날...
일제고사 진단평가 보는 날...
불복종 선언으로 몇 명의 해직자가 나올지 모른다는 뉴스로 온통 떠들썩하고,
나는 몸살 감기에 쓰러져 정신 못 차리고 집에서 뒹군 날...

문득,

3월의 교실 풍경을 떠올려 보았다...

아침에 좀 일찍 학교에 나선다.
너무 부지런한 몇몇 녀석들은 아마 벌써 교실에 앉아있을테지.
오자마자 복도 쪽 창문부터 드르륵~ 하고 열고,

"안녕! ??야, 그 안쪽 창문 좀 다 열어줄래?"

창문 다 열려 아침 상쾌한 바람이 들어와 교실이 생생하게 살아나면,
일단 쿵! 하고 늘 책이 잔뜩이라 무거운 가방을 책상 옆 바닥에 내려놓고
컴퓨터를 켤 거다.
교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아직 잠 덜 깬 얼굴로 서먹하게 앉아있는 애들한테

"야~!! 인사도 안 해주냐?"

하면서 손 내밀어 퍽퍽 흔들어대겠지!
벌써 친해진 녀석들이 있으면 아마 먼저 달려와 안겼을거다.
아직 범생 티 풋풋한 녀석들은 내가 오자마자 '선생님 안녕하세요.' 했을테고...

어제 다 못 치워 부스스한 교실을 보며 조금 찡그렸을 수도 있겠다.

슬슬 애들이 다 들어와 교실이 시끌벅적해지면,
그제서야 조용히 신호 몇 번 하고서 겨우 아침을 시작하겠지.
좌종 때애애애애애애애애앵~~ 한 번 치고,
눈 감고서 열심히 숨을 쉬어보고선
허겁지겁 골라둔 노래를 틀을 거다.
반응이 어떤가 슬슬 살피면서...
애들 들을 틈도 없이 주절주절 설명하느라 나는 바쁘겠지?

수업 준비를 좀 해두었다면 여유 있게,
제대로 못했다면 아마 지도서를 흘끔흘끔 들여다보며 나는 수업을 할 거다.
아직 분위기가 덜 풀렸을테니 애들 분위기는 좀 굳어있을테고,
아마 수업이 중반 쯤 흐르면 슬슬 이야기 보따리 나온다.
엉뚱한 데로 새기도 잘 하는 나이지만,
애들 눈 반짝거리고 열심히 들어주면 나는 참 좋더라!
연극 배우라도 된 마냥 오바 해가며 애들 웃겨도 주고, 연기도 해보고...
3월 수업은 시 수업이 있어 아마 나는 신이 났겠지!
아니, 어쩌면 친해지기 한답시고 아직도 수업 제대로 시작을 못했을지도 모르겠다!

......




이전엔 늘 교실 앞 창가에 앉아
쏟아져 나가는 아이들만 바라보다가,
이젠 학교 앞에 우두커니 서서
봄 병아리처럼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에,
아직도 조금 멍하다.

3월은 지나가고,
일제고사는 계속 되고 있고,
나는 여전히 해직교사다.
Posted by 열정어린이 도둑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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